송하보월도(松下步月圖)
바람을 등 뒤로 맞으며 산책을 하고 있는 선비가 소나무에 비친 달빛을 바라보고 있는 작품이다. 사람이 화면 우측 하단에 작게 그려지고 ,소나무는 화면 좌측에서부터 빈 공간을 가득 채우듯이 그려져서, 마치 높은 산비탈에 자란 소나무를 멀리 산 아래 평지에서 사람이 올려다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.
이 작품을 보면 조선시대 많은 화가들은 중국의 화풍을 받아들이더라도 나름데로는 그것을 새롭게 소화하고 자기화하여 개성적인 새로운 양식을 창조해내는 과정을 밟았으나 이 상좌가 그린 <송하보월도>에는 그런 과정이 보이질 않는다. 이는 이 상좌가 중국의 마하파 화풍의 영향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.
마화파 화풍은 남송에 살았던 마원(馬遠)과 하규(夏珪)에 의해 형성된 화풍으로 자연적 지리적 영향을 받아 그 특징을 나타대는 것이다. 그 특징이라 하면 웅장한 자연경관을 그대로 다 그려내기 보다는 가장 인상깊게 느낀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용약하여 그렸다. 이 마하파 화풍의 영향은 조선초기 화단에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.
비단에 담채 197.0*82.2cm
국립중앙박물관 소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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